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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멘토가 되어준 자원봉사자와의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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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성민복지관 작성일 17-11-14 09:04 조회 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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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7-11-13 13:28:20
이제 곧 있으면 2017년 대학수학능력 시험일이다. 내가 참여하고 있는 '아이 위드 맘스'는 중학생 이하의 자녀를 둔 시각장애 엄마들을 가입 조건으로 하고 있어서 대학수학능력 시험은 우리 맘들에게는 먼 미래의 일이다. 그러나 올해 대학수학능력 시험은 우리 맘들에게 나름 의미 있기도 하다. 

작년 1월부터 활동하기 시작한 우리 모임은 야외활동 시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았었다. 도움을 받는 입장에서 이것저것 따지는 게 꼴값일지는 모르겠지만 엄마의 입장에서 우리들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아이들과 함께 활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체력과 친밀감 있는 봉사자를 원했었다. 

그래서 만나게 된 봉사자들은 H여고의 학생들이었다. 당시 학생들은 2학년이었는데 처음 고등학생들이 자원봉사로 온다는 말을 듣고 대학진학을 위한 스펙 쌓기를 목적으로 VMS(사회복지자원봉사)를 올리려는 의도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나의 생각은 선입견이었다. 자원봉사를 하러 온 학생들은 총 6명이었는데 그 중 대표격인 학생은 평소에도 개인적으로 자원봉사를 하고 있었으며 우리 활동의 내용을 듣고 뜻 있는 친구들을 모아 봉사활동에 나선 것이었다.

우리의 예상대로 아이들은 학생들과 금방 친해졌고 어느 순간부터는 언니들과 손을 잡고 다니며 하루 온종일을 보냈다. 어느덧 뉘엿뉘엿 해가 지고 헤어질 때가 되었을 때 엄마들은 아이들의 아쉬움을 달래느라 진땀을 빼야했다. 

봉사자 학생들에게 너무 고맙다며 인사하자 학생들은 오히려 오랜만에 밖에 나와서 아이들과 뛰어노니 자신들이 더 즐거웠다며 우리의 마음까지 헤아려주었다. 학생들이 너무 고마웠고 다음 모임에도 함께하고 싶었지만 그건 욕심이라는 생각에 차마 입 밖으로 내지 못하고 헤어졌다. 그런데 봉사자 대표 학생으로부터 다음 모임은 언제인지 상황만 된다면 계속 아이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그렇게 봉사자 학생들은 우리와 함께 했다. 어느새 아이들은 각자의 멘토 언니가 생겼고 모임이 있는 날이면 자신의 멘토 언니가 오는지가 최대 관심사가 되었다. 

요즘 대학입시 전형을 보면 수능시험 못지않게 중요시 되는 것이 내신 성적이다. 내신만 좋다면 수능 시험과는 관계없이 대학 수시전형으로도 진학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쟁자가 된 친구들은 내신 성적을 올리기 위해 주말동안 치열하게 공부하고 있을 텐데 그 시간들을 즐거운 마음으로 아이들과 함께하는 학생들을 보며 학생들 뿐 아니라 그 부모님들의 인성까지 가늠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올해 1월 우리는 자원봉사 학생들과 함께 눈썰매장으로 놀러갔다. 노랫말처럼 추운 줄도 모르고 아이들은 멘토 언니들과 짝을 지어 다니며 신나게 놀았다. 헤어질 시간이 되었을 때 자원봉사자 학생대표가 미안함과 아쉬움이 담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제 자신들도 고3이 되어 학업 때문에 모임에 참석할 수 없을 것 같다는 것이었다. 우리 맘들 역시 아쉬웠지만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아니 오히려 지금까지 함께해준 것만으로도 과분하게 생각했다. 아이들도 더 이상 언니들과 함께할 수 없다는 사실에 눈물을 그렁거리기도 했다. 

이후로도 우리는 모임을 진행하며 때로는 자력으로 때로는 또 다른 학생들의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그 만남은 그날을 위한 봉사자와 도움을 받는 딱 그 정도의 관계만 이어졌다. 그리고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아이들과 놀이동산에 놀러갈 계획을 세우면서 자원봉사자를 섭외했다. 그리고 우리는 처음 자원봉사를 해준 H여고 학생들을 다시 만났다. 

기존의 모든 학생들이 오지는 못했지만 수능시험을 6개월 앞두고 금쪽같은 주말을 아이들과 보내는 학생들을 보며 대단하다는 마음과 함께 그들의 행동이 진정에서 우러나온 것이라는 사실 그리고 아이들을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한다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날 이후 학생들을 만날 수는 없었지만 우리 맘들과 아이들은 학생들을 마음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 친구들이 우리와 아이들에게 지지와 애정을 보여줬던 만큼 우리 역시 학생들에게 고마움과 애정을 느끼고 있다. 학생들이 아이들을 조카처럼 대하고 사랑했듯이 우리 맘들도 학생들을 조카처럼 느끼며 힘들고 불안한 이 시기를 잘 넘기기를 바란다. 

우리가 힘들고 도움이 필요할 때 진정으로 힘이 되어준 학생들에게 우리가 응원하고 있음을 전하고 싶었다. 그래서 우리는 얼마 전 학생들에게 편지와 함께 선물을 보냈다. 

우리에게는 대학수능시험이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그 친구들에게는 중요하고 우리는 그 친구들을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그들이 원하고 바라는 결과를 얻어 행복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비록 원하는 만큼의 성과가 없더라도 이 친구들의 미래는 충만할 거라 나는 믿는다. 

돈이나 권력, 학력 따위의 사회적 기준으로 남들보다 부족하다 하더라도 자신이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도움이 될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그들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우리 아이들에게 나눠준 애정과 관심은 우리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따뜻하고 정겨운 추억이 되어 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도 그 친구들처럼 마음이 따뜻한 사람으로 자라기를 바라며 아이들이 그렇게 성장할 수 있도록 우리 맘들도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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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김경미 (kkm75@kbuwel.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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